술에 취해 비틀되며 집으로 들어오는 남주
남주 : 진짜 망할 부장 놈 내가 진짜 짜증나서 내일은 진짜 때려 친다. 때려 쳐
벽을 강하게 내려친다.
여주 : (쾅 하는 소리에 놀라며)이게 무슨 소리야?
주변을 둘러보는 여주, 벽에 주먹이 나와 있는걸 발견한다.
여주 : 이게 뭐야 이게 왜 이래? 저기요? 저기요?
남주의 코고는 소리가 들린다.
여주 : 저기요!!!! 벽을 뚫었으면 가타부타 말을 해야죠!!!! 저기요!!!
여주가 소리를 질러도 세상 모르게 자는 남주
여주 : (한숨 쉬며)우선 사진부터 찍고, 내일 각오하시는게 좋으실 거예요.
다음날 남주 집앞
여주 : (문을 두들리며)저기요 나와보세요 저기요!!!!
남주 : (짜증난 목소리로)아침부터 누구야? 짜증나게
정신을 차린 남주 벽을 뚫고 있는 자기 손을 보며
남주 : 뭐야, 또 언제 벽을 부순거지?
여주 : 저기요 빨리 나와보세요. 자꾸 이러시면 경찰 부를 겁니다. 이웃주민인데 원만하게 해결하시죠.
남주 : (문을 열며 무슨 일인지 모르는 척 시치미를 때며)저기 무슨 일이시죠?
여주 : 뭐야 이 남자 좀 봐, 저기요 당신이 어제 벽에 구멍을 뚫었잖아요. 어제 그렇게 불러도 대답도 없으시고 어떻게 하실거예요?
남주 : 무슨 말을 하시는 거예요? 벽에 구멍을 뚫었다고요?
여주 : 이 남자 시치미 때는 것 좀 봐, 이럴 줄 알고 제가 다 사진으로 찍어놨죠. 자 보세요.
어제 밤에 찍은 사진을 보여주는 여주
남주 : 아 죄송합니다. 제가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먹었나봐요. 기억이 잘 안나네요. 우선 이제 제가 출근해야 되니깐 다녀와서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.
여주 : 아무튼 오늘까지 해결해 주세요.
남주 : 최대한 빨리 해결 하겠습니다.
야근 후 늦게나 들어오는 남주, 남주가 문 여는 소리에 여주는 남주 집으로 가 초인종을 누른다. 남주 문밖으로 다시 나온다.
여주 : 이제 들어오시는 거예요? 많이 늦으셨네요. 벽은 언제 고치기로 하셨나요?
남주 : 아 벽이요. 오늘 집주인한테 전화 드렸는데 집 주인이 아는 인테리어 공사하시는 분이 있다고 해서 그분께 하기로 했는데, 휴가 가셨다고 일주일은 기다려야 된다고 하던데요. 혹시 연락 못 받으셨어요?
여주 : 일주일이요! 너무 오래 걸리는거 아니예요? 그건 그렇고 왜 아무 상의 없이 공사하시는 분이 휴가 갔다는데 그곳으로 결정을 하는 거죠?
남주 : 아 그게 따로 알아볼 시간도 없고 집 주인 아저씨가 아시는 분이라니깐 그랬죠. 정 불편하시면 제가 숙박비를 드릴테니 근처 모텔에서 일주일만 지내세요.
여주 : 아 남자 좀 봐 요즘 세상이 어떤데 여자 혼자서 모텔 드나들고 그러면 이상한 소문 도는 거 순간이예요. 그런데 모텔에서 지내라니요. 지내실 거면 당신이 가서 지내세요.
남주 : 저 그게…… 저는 잠자리가 바뀌면 잠을 못자서요. 아니면 그쪽이 한번 알아보시고 연락 주면 제가 비용 지불할게요.
여주 : 이 것 보세요. 지금 벽은 당신이 부셔놓고 제가 알아서 수습하라는 건가요. 돈만 주면 다 되는거 같아요. 당신 때문에 불안해서 어제도 한숨도 못잤는데 이렇게 무책임하게 나오시다니 경우가 없으시네요.
남주 : 경우가 없다니요. 그리고 제가 무슨 성범죄자라도 되는 것처럼 얘기 하시네요. 불안해서 잠을 못자요? 나이거 참 벽을 부신거는 참 죄송합니다. 그래도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되죠. 무엇보다 당신은 제 스타일 아니예요. 당신이 제 앞에서 스트립쇼를 하더라도 아무 느낌도 없으니깐 걱정하지 마세요. (혼잣말로)꼭 이쁘지도 않은 여자들이 꼭 그렇게 행동한다니깐.
여주 : 스트립쇼요? 이건 명백한 성희롱이예요. 그리고 이쁘지도 않은 여자! 지금 저 좋다고 따라다니는 남자가 몇명인데 여자 보는 눈도 없으시네요. 아무튼 방귀낀 놈이 성낸다더니, 이런 경우 없는 사람이 다 있어! 아~ 모르겠고 내일까지 어떻게 해결하세요.
남주 : 아니 일 때문에 알아볼수가 없다니깐요. 일주일만 참으시면 안되요?
여주 : 그거야 댁 사정이죠. 나는 모르겠으니깐 내일까지 알아서 해결하세요.
각자 방으로 들어가는 남녀
여주 : 옆집 남자 사상이 위험해 벽을 가릴게 없나?
주변을 둘러보는 여주 그리고 종이 한장을 들고 벽을 막는다.
여주 : 저기요. 들리나요?
남주 : 무슨일이시죠? 또 하실 말이라도 있나요?
여주 : 여기 종이를 붙혀놨는데 이 종이가 이상이 있으면 경찰에 신고할테니깐 주의해주세요.
남주 : 아 진짜 당신은 내 스타일 아니라니깐요. 안해도 되는 걱정을 사서 하시네요. 그 종이 절대 건드는일 없을테니깐 잠이나 자세요.
각자 이불을 깔고 눕는다.
남주 : (조용한 목소리로)저기요? 저기요?
깨어 있으나 대꾸하지 않는 여주
남주 : 아 뚫린 벽때문에 불편해 죽겠네. 이어폰이 어딨더라?
조용하게 들리는 남주 신음소리, 여주 누워있다 신음소리에 일어난다.
그리고 붙힌 종이를 살짝 뜯어 남주방을 훔쳐본다.
여주 : (남주를 향해 물건을 던진다.)지금 뭐하시는거예요. 이 사람 저질이잖아.
남주 : (당황하며)아니 그…그...그게 아니고요, 잠시 오해가 있으신거 같은데 이상한게 아니라 예술영화를 보던 중이였어요.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.
여주 : 요즘 예술영화는 남녀가 서로 알몸으로 뒹굴고 있는걸 예술영화라 하는가보죠? 이거 완전 변태였잖아
남주 : 변태라요! 이거는 자연스러운 겁니다. 남자로서 제가 아직 건강하다는 증거죠.
여주 : 예술영화라더니 남자로서 건강하다는 얘기가 왜 나오는거죠? 이거 야동 보고 예술영화라고 하지를 않나 완전 상종 못할 인간이였네.
남주 : 제 집에서 제가 야동보는게 뭐 문제있나요? 지금 남의 집을 훔쳐본게 문제죠. 남의 집을 훔쳐보는 건 범죄입니다.
여주 : 적반하장도 유분수지. 범죄라니요! 장난하세요? 그래도 야동 본거는 인정하네, 지가 벽 뚫어놓고 야동보고, 그래요 야동 보는 거까지는 이해해도 적어도 신음소리는 내지 말아야죠!
남주 : (헛기침하며)누가 신음소리를 냈다는 겁니까? 이상한 사람일세
여주 : 또 없는 소리 지어냈다는 거예요. 제가 뭐하려고 그 집을 훔쳐봅니까?
남주 : 뭐 나한테 반하기라도 했나보죠. 하긴 저를 보고 반하지 않는 여자를 본적이 없느니……
여주 : 이 사람이 진짜 똘아이네, (한숨 쉬며)아무튼 앞으로 이런일 없게 빨리 벽 문제를 해결하세요.
남주 : 알겠습니다. 나 참 더러워서
다음날 아침 남주가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.
남주 : 네 부장님 오늘 집 수리 때문에 오늘 연차 쓰도록 하겠습니다. 웬만하면 집주인 통해서 하려고 했는데 옆집 여자가 하도 뭐라고 해서 오늘 처리해야 할거 같아요. 아……네……알고 있습니다. 죄송합니다. 부장님 오늘 하루만 어떻게 안될까요? 네 죄송합니다…… 네 감사합니다. 감사합니다. 부장님
여주 : 부장님한테는 깍듯하시네요. 아무튼 강자한테는 약하고 약자한테만 강한 타입이신가봐요?
남주 : 아 아침부터 왠 시비입니까?
여주 : 아니 그렇잖아요. 저한테는 막말하면서 부장님한테는 계속 죄송하다고 사정을 하시는데 벽 부신 다음 날도 시치미를 때더니, 그냥 죄송하다고 하면서 처리하면 될 일을
남주 : 안그래도 부장한테 한소리 들어서 당신 상대할 기운 없으니깐 시비 걸지 마세요. 벽은 제가 알아보고 연락 드리겠습니다.
여주 : 알겠어요. 벽 문제나 잘 처리해 주세요.
남주 밖으로 나간다.
남주 다시 집으로 들어온다.
그 때 들려오는 여주 싸우는 목소리가 들린다.
여주 : 아 진짜 그만 하시라니까요. 제 인생 제가 알아서 할꺼예요. 신경 쓰지 마세요. 이만 끊어요.
남주 : 저기요? 괜찮으세요?
여주 : 지금 말할 기분 아니니깐 다음에 얘기 하시죠.
남주 : 아 그래요. 말한 기분이 드시면 얘기하세요.
약간의 침묵
여주 : 저기요.
남주 : 네?
여주 : 근처에 있으셨나보네요. 혹시 잠시 제 얘기 좀 들어보실래요?
남주 : 네 말씀하세요.
여주 : 저기 있잖아요. 저 사실 취준생이거든요.
남주 : 네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어요. 출근하시는 걸 본적이 없으니 취업 준비하고 있구나 생각하고 있었죠.
여주 : 사실 저희 부모님은 시골에서 저를 키우셨죠. 외동딸이라 옥이야 금이야 키우셨어요. 시골에서 농사를 지어가며 대학을 보낼 정도로 지극정성으로 키우셨죠. 그래서 저도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성적으로 졸업했어요. 그런데 취업이 문제였죠.
남주 : 좋은 대학을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셨는데 왜 취업이 문제죠?
여주 : 요즘에 국내 대학 나와서는 어디 명함도 못 내더라고요. 외국에서 좋은 대학 나온 어린 애들도 있고, 항상 회사 최종면접에서 떨어지고, 그러니깐 아쉬워서 포기도 못하겠고 악순환이예요. 저도 미치겠는데 부모님이…..
남주 : 부모님이 왜요?
여주 : 그냥 시집이나 가라고, 자기 아는 사람의 아들이 검사인데 이번에 선 보고 시집이나 가라고 하시는 거예요. 저는 그렇게 마지못해 시집 가는게 너무 싫어요.
남주 : 아…… 요즘 취업이 많이 힘들죠. 기업들은 사람을 더 뽑을라고 하지도 않고 많이 힘드시겠어요. 그래도 도망치지 마세요. 도망치면 항상 후회가 남기 마련이죠.
여주 : 말이라도 그렇게 해주셔서 감사해요. 저도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해볼 생각이에요. 이번주에 최종면접이 있거든요. 그래서 더 예민하게 군것도 있고요
남주 : 아 중요한 시점에서 제가 큰 방해가 되었군요.(잠시 뜸들이며) 참 오늘 하루 종일 돌아다녀봤는데 지금 공사가 가능하다는 곳이 없다던데 어떻게 하죠?
여주 : 뭐라고요! 그럼 언제쯤 가능하다는데요?
남주 : 흠 한 1주일쯤? 다들 얘기하는게 자제 들어오는데 시간 걸려서 바로는 불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.
여주 : (잠시 고민하며)그럼 어쩔수 없죠. 오늘 얘기 들어주셔서 감사해요. 그 주인아저씨가 안다고 하는 곳에서 하죠.
남주 : 괜찮으시겠어요? 면접도 이번주라면서요?
여주 : 공사 한다고 신경 쓰는 것보다 면접 끝나고 하는 편이 낫겠죠 뭐
남주 : 아니에요, 내일 다시 찾아보죠.
여주 : 오늘도 연차 쓰신다고 부장한테 까이는 거 다 들었는데요. 말이라도 고맙습니다.
남주 : 아니에요. 제가 더 고맙죠.
여주 : 대신에 앞으로 조용히 해주세요.
남주 : 네 조심하겠습니다. 앞으로 집에서 TV도 안보고 야동도…아니 조용히 지낼게요.
여주 : 네 편히 쉬세요. 그리고 얘기 들어줘서 고마워요. 덕분에 한결 기분이 좋아졌네요.
남주 : 아니에요. 편히 쉬세요.
전화벨이 울린다. 전화를 받는 남주
남주 : 이런 법이 어딥있습니까? 제가 회사에서 열심히 일한 댓가가 겨우 이런 겁니까? 제가 매일 야근하면서 일하고 주말까지 반납하고 일한 댓가가 이겁니까? 말해보세요. 부장님이 뭐라고 하셨어요 이번 프로젝트만 잘 마무리하면 과장 진급해주신다고 열심히 해보자고 그러셨잖아요 이게 말이 됩니까? 됐고요 이따위 회사 그만 둡니다. 끊으세요.
여주 : 조심해주신다고 하신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시끄럽게 통화하시는 거예요.
남주 : 죄송합니다.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습니다.
여주 : 무슨 일이신데요?
남주 : 그게……. 사실 지금 진급 누락 통보를 받았어요.
여주 : 열심히 일하시던거 같은데 안타깝네요. 요즘 경쟁도 심하고 진급하기가 많이 힘들다고 하는데 상사분께 화내시면 나중에 곤란해 지시는거 아니에요?
남주 : 제가 이번에 진급하려고 어떻게 일했는데요. 그걸 아시면 이렇게 화내는 걸 이해하실거예요. 회사에 충성해서 일했는데 결국 이번에도 진급 누락이라니요. 회사 사정은 안좋아하지고 윗놈들은 지 밥그릇 챙기려고 하니 결국 저 같은 힘없고 빽없는 놈이 계속 당하는 거죠. 매일같이 저를 희망고문하던 부장놈 말만 믿고 일한 제가 머저리였던거죠. 그래서 그냥 그만두겠다고 소리질렀습니다. 죄송합니다.
여주 : 진정하시고 내일 회사 가서 한번 다시 얘기해보세요. 일 그만두시면 당장 어떻게 먹고 살아요? 요즘 취업하기가 얼마나 힘든데요.
남주 : 그게 걱정이긴 하지만 이따위 회사 더이상 다닐 마음이 안생기네요. 충고는 고맙지만 제일은 제가 결정 할테니 제 걱정 하지마시고 저도 혼자 곰곰이 생각해볼 시간이 필요할거 같네요. 늦었으니 이만 주무세요.
여주 : 네 잘 생각해보시고 현명한 선택하세요. 잘 주무시고요.
남주 : 네 그쪽도 잘 주무세요.
다음날 나갔다 들어오는 박스 하나 들고 오는 남주
남주 : 저기요 잠깐 얘기 좀 들어주실래요?
여주 : 무슨일이세요?
남주 : 오늘 그만 두고 들어오는 길입니다. 대학교 졸업하고 7년을 일했는데 뭔가 시원 섭섭하네요.
여주 : 아 7년이나 일하셨어요? 아쉬움이 크시겠네요.
남주 : 이젠 아쉬울 것도 없습니다. 어제 한숨도 못자고 생각해봤는요. 아무리 생각해도 그만두는게 맞는거 같더라고요. 억지로 하기 싫은 일 먹고 살기 위해서 열심히 일했는데, 열심히 일한 댓가도 없는 회사에서 계속 있어봤자 제 인생에 별 도움이 안 될 것 같더라고요. 그래서 퇴직금하고 모아둔 돈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나씩 해볼 생각입니다.
여주 : 생각해놓으신 일이라도 있으세요?
남주 : 사실 저 국어국문학과 나와서 작가를 꿈꾸고 있었죠. 우선 글을 써볼 생각입니다. 지금 머리가 복잡해서 그냥 여행 다니면서 세상 좀 구경해보고 거기에 느끼는 걸 글로 써볼려고요.
여주 : 아 작가가 꿈이셨구나. 결정하셨다고 하니 그 꿈 응원할게요. 그나저나 저도 취업이 걱정이네요. 이번 면접을 마지막으로 저도 안되면 그냥 부모님계시는 곳으로 내려가려고 해요.
남주 : 그 때 말씀하시던 선 보실려고요? 조금 더 해보시고 정하시는게 낫지 않을까요? 뭐 내년까지 도전해보시고 천천히 생각하시는 것도 좋을 거 같은데…….
여주 :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순 없죠. 부모님께 손 벌리는 것도 죄송스러워서 더는 못하겠네요. 참 여행은 언제 가실려고요?
남주 : 아직 정하지는 않았는데 생각든김에 빨리 가야죠. 다음주 정도에 출발할 수 있게 준비해야죠.
여주 : 어디로 가시게요?
남주 : 딱히 아직 생각해본 곳은 없습니다.
여주 : 인도 어떠세요? 스티븐잡스도 정신적 영감을 받으러 인도로 여행을 갔었다고 하잖아요.
남주 : 아 인도 괜찮을 거 같네요. 저도 인도는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인도를 첫번째 목적지로 정해야겠네요. 감사합니다.
여주 : 아니 뭘요. 어째든 결정하신 꿈대로 승승장구하시길 응원할께요.
남주 : 넵 그쪽도 이번에 면접 꼭 합격하길 기도할께요.
여주 : 감사합니다. 오늘 축하의 의미로 축하주 한잔 하시는 건 어때요?
남주 : 아 축하주요 좋죠. 마침 선물 받았던 좋은 술이 있는데 같이 한잔 하시죠.
여주 : 그럼 저희 집으로 오세요. 안주는 제가 준비할게요.
남주 : 번거롭게 직접 만들지 마시고 배달 시키죠.
여주 : 아니예요. 제가 이래봐도 한 요리 하거든요.
남주 : 네 그럼 술 가지고 넘어 가겠습니다.
여주 : 문 열어 놨으니깐 그냥 들어오시면 되요. 저는 요리 준비하고 있을게요.
남주 : 네 알겠습니다.
한잔 두잔 마시면 취한 두 남녀
여주 : (술에 취해 혀가 꼬인 목소리로)왜 자꾸 최종 면접에서 떨어질까요? 성형이라도 할까봐요. 저보다 스펙도 떨어지고 능력도 안되는 이쁘 아가씨들은 잘도 면접에 붙는데 항상 저는 최종에서 떨어지니 얼굴 때문인가? 라는 생각이 자꾸 들고 에휴……
남주 : 얼굴이 왜요? 충분히 이쁘신데요.
여주 : 제가 뭐가 이쁘나요? 제가 사귀자고 하면 사귈거예요! 아니잖아요.
남주 : …….
여주 : 거봐요. 저도 제가 안이쁜거 알아요. 괜히 희망고문하지 마세요.
남주 : (말을 더듬으며)아니에요, 충분히 이쁘세요. 뭐 물론 사람의 취향이라는게 있다보니깐요
여주 : 그러니깐 제가 이쁘지 않다는 이야기 잖아요.
남주 : 뭐 이쁘지 않다기 보다는 제 취양이 아니라는거죠. 오해하지는 말아주세요. 저는 글래머인데 마른 스타일을 좋아해서.
여주 : 남자들은 다 똑같아. 얼굴이나 몸매나 다 여자 외모만 보고 평가를 하죠. 진짜 좋은 여자를 못알아본다니깐요. 그래도 저 얼굴도 몸매도 별로인 여자죠.
남주 : 아니 몸매가 못났다는게 아니라……
여주 : 맞잖아요. 그럼 왜 저랑 못 사귄다는 거죠? 물론 제가 그쪽에 마음이 있어서 그런거는 아니에요. 오해하실 수 있는 상황이지만 그런 의도는 아니고 그냥 물어보는거에요. 오해하지는 마세요.
남주 : 그럼요, 오해하지는 않고 있어요. 제 상황을 보세요. 오늘 회사를 그만둬서 앞으로 어떻게 돈을 벌어서 입에 풀칠할지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요. 그런데 여자에 대해서 생각할 정신이 있겠어요.
여주 : (말 자르며)됐거든요. 남자들은 다 똑같던데요. 자기가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앞뒤 안 가리고 무작정 들이대는거 알고 있거든요.
남주 : ……
여주 : 됐어요. 새출발을 축하하는 자리인데 너무 제가 쓸데없이 분위기 깻네요. 술이나 더 마셔요.
남주 : 네…….
몇잔 더 주고 받으며 남주도 술에 취한다.
남주 : 자 받아요.
여주 : 아 취했어요. 전 그만 마실게요.
술잔을 가만히 들고 있으면서 여주가 건배해주길 기다린다.
남주 : 팔 떨어지겠어요.
여주 비틀거리면 잔에 건배한다.
남주 : 저기 곰곰이 생각해봤는데요. 저 마음에 있으세요?
여주 : 아니에요. 그냥 물어본거에요. 면접에서 자꾸 떨어지는게 외모 때문에 그런거 같아서요.
남주 : 정말 마음에 없으세요?
여주 : 그게…….
남주 : (술을 따라주며)사실 저는 그쪽이 나쁘진 않아요. 물론 몸매는 제 스타일은 아니지만……
여주 : 뭐예요. (일어나서 S라인 포즈를 취하며)제 몸매가 어때서요. 이만하면 나쁘지 않지요. 꼭 배나온 아저씨 같은 사람들이 몸매 몸매 한다니깐.
남주 : (배 집어넣고 가슴에 힘주며 가슴을 손바닥으로 2번 두들긴다.)이래봐도 제가 소실적에 운동 좀 해서 한 몸매 한다고요. 이거참 보여줄 수도 없고.
여주 : 그렇게 자신 있으면 한번 봐 봐요. 별로 볼 것도 없을 거 같은데.
남주 : 뭐요. 안돼겠네. (일어나서 윗옷을 벗을려고 한다.)
여주 : (소리 지르며 눈을 가린다.)뭐예요. 여기서 뭐하는 거예요. 아 더러워. 빨리 옷 내리세요.
남주 : 뭐요. 더러워요? 더럽다니 뭐가 더러워요.
여주 : 그….. 배에 난 털이요. 발리 옷 내리지 못해요.
남주 : 나 참 눈 가려도 볼 건 다 보시네요.
여주 : 갑자기 옷을 올리니깐. 빨리 보상하세요. 제가 그 쪽 몸 보고 받은 정신적 피해, 아니 정신적 피해는 됐으니깐 그냥 그쪽 몸 안본 눈 사주세요.
남주 : 이거 참(크게 웃는다.)
여주 : (따라서 크게 웃는다.)
남주 : 혹시 저 마음에 있으시면 한번 만나보는거 어때요? 서로 잘 통하는 거 같은데.
여주 : 그래요. 오늘부터 1일 인건가요?
남주 : 네 오늘 뜻 깊은 날이니 건배 할까요?
여주, 남주 : 건배!
다음날 한 이불에서 누워있는 남주
여주가 먼저 일어난다.
여주 : 아 머리 아파, 어제 술을 얼마나 마신거야? 엄마, 이게 무슨일이야? 왜 이 사람이 왜 내 옆에 있는거야?
남주를 흔들어 깨운다.
남주 : 자기 일어났어?
여주 : 어머 이사람 봐, 누가 자기예요.
남주 : 어제 기억 안나?
여주 : 어제요? 기억 안나요. 그리고 왜 반말이세요.
남주 : 정말 기억 안나? 아니 안나세요?
여주 : 뭘 기억해요.
남주 : 아 네 죄송합니다.
여주 : 어떻게 책임 지실거예요.
남주 : 네 뭘요?
여주 : 어머 이 남자 봐
남주 : 도대체 뭘 책임 지라는 거죠?
여주 : 지금 이 상황이요.
남주 : 뭐가요? 제가 강간이라도 했다는 건가요?
여주 : 그럼 아닌가요? 경찰을 불러서 조사를 해야 인정하시겠어요?
남주 : 나 참 어이가 없어서 지금 서로 옷도 입고 있고 같이 술을 먹다 서로 사귀기로 했었고 제가 집에가서 잔다는 걸 옆에서 같이 있어주면 안되냐고 같이 자자고 해서 같이 잔 건데, 강간이라니요, 아무리 술에 취해서 기억을 못하신다고 해도 너무 한 거 아니에요.
여주 : (크게 웃으며) 장난이예요, 당황하니깐 우리 자기 귀엽네요.
남주 : 와 진짜 식겁했잔아
여주 : 미안 미안 자고 있는 얼굴을 보니깐 왠지 장난치고 싶었어